01PROJECT

숭인공간 | Sungin Space



INFO [Award] 2021 한국건축문화대상 신진건축사 우수상
YEAR

LOCATION
PROGRAM
SITE AREA
BUILDING AREA
GROSS FLOOR AREA
PHOTOGRAPHS

2020
Seoul, Korea
Shared House
 76.70
 45.34
153.90㎡
Jinbo Choi





오래된 소외, 숭인1동

숭인1동은 신축 대단지 아파트 옆에 자리한 노후한 동네다. 아파트 담장을 경계로 동네의 생활환경과 풍경이 대조적이다. 아파트 단지 입주민들은 울타리 안에서 쾌적한 생활을 한다. 생활 인프라에 해당되는 부대 시설을 아파트와 함께 분양받았기 때문이다. 반면 아파트 담장 밖 숭인1동 주민들은 그렇지 못하다. 

사실 민간이 아파트 단지로 묶어 공급하는 경로당과 도서관, 커뮤니티 공간 같은 부대 시설은 공공이 제공해야 하는 생활 인프라다. 하지만 민간이 단지 단위로 주택공급을 주도해온 한국에서는 생활 인프라마저 상품이 되어 버렸고, 그 결과 시민들은 소득수준에 따른 생활 인프라를 갖게 되었다. 

숭인1동은 토박이 주민이 많은 편으로, 주민 평균 연령이 높고 젊은 인구 유입이 적은 동네이다. 이는 동네 분위기가 다소 침체되어 보이는 이유다. 



작은 개입, 숭인공간

생활환경의 기울어진 상황을 개선하고 동네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숭인1동 동마산길에 숭인공간을 조성했다. 숭인공간은 크게 두 영역으로 나뉜다. 1층은 소정의 이용료만 부담하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유공간이다. 스터디 모임부터 친목 모임까지 다양한 모임을 할 수 있으며, 외지인과 동네 주민 그리고 셰어하우스 입주민 모두의 사용을 염두에 두고 조성한 공간이다. 그리고 2층부터 5층까지는 동네에 활력을 불어넣을 청년 공유주택이다. 



새로운 주거 형식

공유 주거는 경제적 이유로 탄생한 새로운 생활 방식이다. 새로운 생활 방식은 새로운 주거 형식의 출현을 요구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새로운 생활 방식은 대부분 아파트나 다세대주택 같은 기존 주거 공간에 담긴다. 공유 주거의 모태는 과거의 셋방살이다. 과거 셋방살이와 현재 공유 주거는 최소 주거 단위인 방을 임차한다는 공통점을 지닌다. 물론 후자는 전자에 비해 양적, 질적으로 상당히 개선된 환경에 담긴다. 셋방살이는 주거권 확보 차원에서 80년대 다세대, 다가구 주택이라는 주거 형식으로 양성화됐다. 공유 주거 역시 법적 양성화 과정이 필요하다. 1인 가구 시대를 맞이해 지속가능한 공유 주거 형식을 고민해봐야 한다는 얘기다. 

공유 주택은 공유 영역을 외부(도시)에서 내부(주거)로 확장한다. 다시 말해 주택과 광장의 관계가 방과 거실의 관계로 고스란히 치환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공유 주택의 방은 최대한 사적인 성격을 지녀야 할 것이다. 내밀한 쉼터가 있어야 광장에서 어울릴 여유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소형주택임에도 불구하고 매스를 분할, 방을 독립된 공간처럼 만든 이유다. 그 결과 각 방은 개별 통풍이 가능하며 풍경과 채광도 두 배가 되었다. 

반면 1층 공유 공간은 분할된 매스를 투명하게 연결했다. 그리고 주택 현관문을 포함해 거리에 면한 전면 또한 투명하게 개방했다. 거리에 활기찬 풍경을 제공하고 입주민들을 생기 있게 맞이하기 위해서다. 결과적으로 이는 공유 주택 입주민과 지역주민의 시각적 교류를 가능케 해 서로가 이웃임을 인지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